비둘기 목에 건 진주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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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광 작성일2008.12.22 조회8,334회 댓글0건본문
*****비둘기 목에 건 진주목걸이*****
성철 스님께서 성전암에 계실 때였다
기도하러 오는 여신도 중에는
가끔 자신의 신분이나 모습을 과시하려고
요란하게 화장을 하거나 화려한 옷차림에
값진 패물들을 걸치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을 뵙고자 찾아온 여신도를 바라보던 스님께서
돈 많은 그 여신도의 목에 걸려 있는
진주 목걸이를 보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얼마냐? 비싼 것이냐?”라고 물으시더니
“이리 가져와 봐라.” 하셨다.
여신도는 영문을 몰라하며 진주 목걸이를 스님께 드렸다.
그 즈음 암자에서는 비둘기를 기르고 있었는데
때마침 스님의 손 위에 비둘기가 날아왔다
그러자 스님께서는
“이 비싼 물건을 네놈 목에도 한번 걸어 볼 테냐?
얼마나 멋있나 보자꾸나.” 하시더니
진주목걸이를 비둘기 목에 걸어 주셨다.
그러자 비둘기는 눈 깜짝할 새
스님의 손바닥을 벗어나
산등성이로 날아가 버렸다
한참 후 그 비둘기가 돌아왔으나
진주 목걸이는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제자들이 그 목걸이를 찾으려고 온 산을 뒤졌으나
끝내 목걸이는 찾지 못하고 말았다
이 일이 신도들 사이에 파다하게 소문이 난 후에
스님을 찾아오는 신도들은
비싼 패물이나 화려한 옷차림을 금했다
혹 화려한 옷을 입고 온 신도들은
스님께 혼구멍이 나기 일쑤였다
“빌어먹을 것들 절에 옷자랑 하러 왔어?” 하시며
대번에 옷을 망쳐 놓았던 것이다.
만일 나중에 가난한 나무꾼이나 약초꾼이
그 진주 목걸이를 주웠다면
스님은 돈 많은 여신도에게
보시의 공덕을 쌓게 한 것이 아닐까?
원정의 《가슴속에 묻어둔 성철 스님의 골방이야기/
깊은 뜻을 마음으로 보게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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