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한탄함(歎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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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실근 작성일2007.02.13 조회6,099회 댓글1건본문
*****세상을 한탄함(歎世)*****
세상 일의 어지러움 언제나 끝이 날꼬
번뇌의 그 경계는 갈수록 더 많아 가네
땅을 휩쓰는 미혹의 바람은 산악을 뒤흔들고
하늘 닿는 업의 바다는 물결을 일으키네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맺혀 모이고
눈 앞의 빛나는 광경은 어둠 속에 사라지네
구구히 평생의 뜻을 모두 애써 다했건만
가는 곳마다 여전히 어찌할 수 없구나.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으는 듯 지나가
젊은 시절은 흰 머리털과 바뀌었구나
금을 쌓으며 죽음을 기다림, 어찌 그리 미련한고
뼈를 깍으며 생을 경영하는 것, 진정 슬퍼라
흙을 받들어 산을 북돋움, 한갖 스스로 괴롭힘이요
표주박으로 바다물을 잔질함, 실로 그릇된 생각이네
고금에 그 많은 탐욕 많은 사람들
지금에 와서는 아마 조금도 앎이 없으리.
얼마나 많이 시끄럽고 번화한 속세에 골몰하는가
온갖 계획이 마음을 얽어 진실로 어지럽네
오온(五蘊)의 빽빽한 숲은 갈수록 더우거지고
육근(六根)의 어두운 안개는 다투어 나부끼네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탐하매 나비가 불에 들고
빛깔을 즐기고 소리에 빠지매 게가 끓는 물에 떨어지네
쓸개가 부서지고 혼이 망함은 모두 돌아보지 않나니
곰곰히 생각하면 과연 누구를 위해 바빠하는가.
죽고 죽으며 나고 나며 났다가 다시 죽나니
미쳐 미혹함이 한결같이 일찍 쉬지 않았네
다만 낚시줄 밑의 맛난 미끼를 탐할 줄만 알거니
어찌 낚시대 끝에 굽은 낚시 있는 줄을 알리
백년을 허비하면서 재능만 소중히 여기다가
오래고 먼 겁의 허물만 이루어 놓았네
업의 불길이 언제나 타는 곳을 돌이켜 생각하나니
어찌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부질없이 시름하지 않게 하랴.
-나옹선사-
댓글목록
두번째님의 댓글
두번째 작성일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