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라는 거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도신스님 작성일2015.01.05 조회3,810회 댓글0건본문
부처님이라는 거울
<법화경>에 '증상만增上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증상만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 얻지 못한 경지를 얻었다고 자만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용어는 초기 경전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일종의 과대망상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약간의 과대망상적인 심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가볍게 생각하면
그저 허풍을 치는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부풀려 표현하는 정도야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면 애교로 봐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도 그러면서
위안을 삼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점차 심해지면 결국은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증상만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스스로가 큰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바른 가르침을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바른 수행을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한 말이나
태도로 남들을 지도 한다고 나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에서는 그 위험성에 대해 " 장님이
길잡이가 되어 눈 가린 망아지들을 낭떠러지로 이끄는 것과 같다." 고 표현합니다.
<법화경>의 방편품에서는 사리불 존자가 석가모니 부처님께 위대한 <법화경>을 설해 주시기를
세 번 청하고,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거절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때 5.000명이나 되는 출가자와 재가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묵묵히 지켜보시던 부처님께서는 비로소 가르침을 펼 때가 되었다고 허락하십니다.
왜냐하면 밖으로 나간 대중은 스스로 완전한 깨달음을 이뤘다고 생각하고 있는
증상만이기에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들었다는 것입니다.
<법화경>에는 몇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데 구중에 일불승(一佛乘)사상이 있습니다.
이는 곧 모두가 부처의 경지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완전한 깨달음인 것이며, 그 아래의 갖가지
경지라는 것은 제자들을 격려해서 더욱 높은 경지인 성불에 이르도록 한 방편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경계가 나타납니다. 그 경계라는 것이 정신적인 것들이므로
처음 그것을 경험하게 되면 엄청난 경지인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스승이 제자의
경지가 상승하는 것을 기뻐하여 격려 차원에서 우선 그 경지를 인정하듯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부정만 하면 지쳐서 포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먼저 경험한 스승이 올바로 지적해주지 않으면 당사자는 부처님의 깨달음과
같다고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른 선지식이라면 제자의 착각을
사정없이 깨뜨려 버립니다.
스님들은 수행 과정에서 졸업장이나 안거증 등을 많이 받게 됩니다.
잘 앙다시피 그 낱탄 것들은 자격증이라기보다 과정을 거쳤다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런 과정을 많이 거치면서 어느 덧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가장 좋은 치료법은 부처님이라는 거울을 보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생애를 따라가노라면 현재 자신이 어디쯤 서 있는지 환하게 보입니다.
증상만은 엄격히 말해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입니다.
그런 이들이 부처님처럼 행세하는 것은 모두를 우해 불행한 일입니다.
불자들의 삶의 기준은 부처님이 되어야 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